12일 유안타증권의 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DL이앤씨 마창민 대표이사와 DL이앤씨 본사의 모습 [자료=DL이앤씨]

[서울=투데이경남]이진화 기자 = 지난해 1월 사명 변경 후 실적호조를 이어가던 DL이앤씨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과 이익률 하락,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등으로 인한 공기 지연 등 이중고를 겪으면서 성장세가 올 1분기 주춤하고 있다.

특히 주택사업 부문이 전년도 동기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DL이앤씨 측은 주택사업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중대재해처벌 부분은 고용노동부 조사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유안타증권의 김기룡 애널리스트가 낸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주택 착공물량 감소에 따른 후행적 영향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원가부담으로 당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기룡 애널리스트는 이어 "DL건설 실적 역시 작년 주택 착공 부진, 대형 현장 준공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작년 말 수주한 러시아 발틱 플랜트 프로젝트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설계 위주의 초기 단계인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DL건설은 DL그룹의 자회사로 DL이앤씨와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공유하고 있다. DL건설은 2021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김기룡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올 1분기, 주택 착공 실적은 DL이앤씨(별도), DL건설이 각각 1000세대, 2000세대를 기록하며 가이던스 대비 5%, 16%의 달성률을 기록했다"며 "DL이앤씨(별도)의 주택 분양 확대 계획, 그리고 작년 분양 시기 지연 등으로 급감했던 DL건설의 주택 실적 정상화 과정이 DL이앤씨 연결 실적에 기여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만5400세대 대비 올해 2만385세대로 분양 계획을 확대했다. DL건설의 경우 지난 2020년 7329세대 분양실적이 작년 1700세대 분양 실적으로 뚝 떨어진 후 올해 1만2700세대로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 및 이익률 감소 현상이 우려된다"며 "일부 건설 현장에서는 주요 건설자재에 대한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철콘협)가 계약단가 인상협의를 거절하거나 회신을 주지 않은 대형건설사가 시공 중인 일부 건설현장의 작업을 중단하는 일도 발생했다. DL이앤씨의 경우 철콘협과의 갈등으로 부산 지역 일부 공사현장의 골조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에 DL이앤씨 관계자는 "당사는 올초에 세운 연간계획에 따라 주택사업부문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주택계획은 프로젝트 인허가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당사가 계획했던 일부 주택사업부문이 1분기가 아닌 2분기로 미뤄지는 등의 이유로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해서도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은 주요자재를 연간계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재수급과 관련해 별다른 리스크가 없는 상황이다"며 "이는 DL이앤씨도 마찬가지다. 다만 자재업계의 현황 등은 항상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중이다"고 항변했다.

한편 DL이앤씨는 올해부터 건설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상반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고용노동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5공구 공사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DL이앤씨는 서울 세검정과 서울역, 광화문 일대를 공사하는 GTX-A 공사구간을 담당하는 시공사다.

사망사고는 사고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사고 당시 전선을 지상에서 지하로 내리는 작업을 하던 중 고정돼 있던 전선드럼이 갑자기 떨어져서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현장에서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일에는 DL이앤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산업센터 건설현장에서 작업 도중 굴착기와 철골 기둥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두 현장 모두 50억원 이상의 공사금액이 책정됐기에 사망사고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의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DL이앤씨 측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해당 사고들은 고용노동부가 수사 중에 있다"며 "당사는 고용노동부 수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으며 유가족들도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안전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안전에 더욱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