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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의 자연에 완전히 깃든 우포따오기

이호섭 기자 | 기사입력 2021/11/22 [19:27]

창녕의 자연에 완전히 깃든 우포따오기

이호섭 기자 | 입력 : 2021/11/22 [19:27]

창녕군(군수 한정우)은 2008년 중국에서 한 쌍의 따오기를 기증받은 것을 시작으로 복원사업을 이어와 300여 개체의 따오기를 사육 중에 있다. 2019년부터는 정기적인 야생방사를 통해 자연 속에서 따오기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따오기가 멸종한 1979년부터 40년이 지난 2019년 봄, 40개체의 따오기를 시작으로 2020년 40개체, 2021년 80개체의 따오기를 야생방사해 총 160개체가 한반도의 하늘로 날아올랐으며, 폐사가 확인된 개체를 제외하고 약 70%의 생존율을 보여 야생적응이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좁은 케이지 안에서 생활하던 따오기가 야생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훈련을 통해 험난한 야생에서의 생활을 대비한다. 대인, 대물, 사회성, 먹이, 비행훈련을 3개월 이상 수료한 따오기만이 자연의 하늘을 마음껏 만끽할 자격을 얻는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하루 4회에 관람객들이 직접 따오기를 볼 수 있는데 이때 따오기의 대인훈련이 실시된다. 과거 사람은 따오기의 가장 큰 포식자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따오기에게는 위험한 대상이 아니므로 사람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은 따오기의 야생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따오기는 주로 인가 근처에서 활동하는 습성이 있어 대인훈련은 중요한 훈련이다.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따오기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천천히 누그러뜨리고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된다.

 

대물훈련은 자동차나 경운기, 트랙터 등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적응을 시키는 과정으로 훈련장에서 먼 거리부터 차츰차츰 인지하도록 해 나중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움직이는 물체에 적응을 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먹이훈련은 야생에서의 생존과 직결되는 훈련으로 다양한 유형의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사육 단계의 따오기에게는 사료와 미꾸라지만 먹이로 제공되는데, 원래 야생에서 따오기는 긴 부리를 이용해 땅속과 두엄더미 등 다양한 환경에서 먹이를 구한다.

 

야생에서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물 속의 미꾸라지, 우렁이, 민물새우와 땅 속의 지렁이, 두엄더미 속의 굼벵이, 풀 숲의 귀뚜라미를 제공해 다양한 유형의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사회성훈련은 케이지 내에서 2~5개체만 생활하는 환경에 익숙한 따오기들을 훈련장에 모아 45개체가 함께 생활하도록 하면서 군집상황에서 서열경쟁을 통해 사회성을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행훈련은 좁은 공간에서 발달하지 못한 근육을 충분히 단련시켜 야생에서 민첩하게 위협 요인에 반응하고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것으로, 가로 70m, 세로 40m 크기의 야생적응 방사장에서 이뤄진다. 따오기는 최대 시속 70㎞로 비행이 가능하며, 이는 자연에서 참매 등 포식자들을 피하기 위한 큰 무기가 된다.

 

이런 최소한의 훈련을 거치더라도 따오기가 야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가장 큰 위협요인은 포식자의 존재이다. 따오기가 야생방사되는 창녕군 우포늪은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으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육상 포식자로는 삵과 담비가 있고, 공중 포식자로는 참매와 수리부엉이가 있다.

 

포식자의 위협에 대한 명쾌한 해결 방법은 없다. 포식자의 제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포식자 역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이기도 하고 한반도의 자연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중한 자원이며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다. 창녕군은 포식자들의 행동권 분석을 통해 따오기 먹이터를 포식자와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다른 야생적응의 위협요인은 서식지 부족문제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초기 따오기의 가장 큰 폐사원인은 아사이기도 했다. 창녕군은 우포늪 인근 국유지 16.2㏊를 따오기 서식지로 조성해 따오기 야생방사에 대비했다. 서식지는 따오기 방사 3년 전인 2016년에 조성했으며 인근 마을 주민들이 관리함으로써 민관이 함께 성과를 내는 사례로 생태계 보전 부분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21년부터는 많은 따오기가 번식 장소로 이용하는 창녕군 이방면에 6.2㏊의 거점서식지를 조성해 따오기의 야생적응을 돕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야생방사 만 2년 만인 올해 5월, 3마리의 따오기가 야생에서 부화에 성공한 후 수리부엉이에 의한 1마리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2마리의 야생따오기가 이소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정우 군수는 “복원사업을 이끌어온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상남도뿐 아니라 따오기 도입과 원활한 복원을 위해 노력해주신 창녕과 우포늪을 사랑하는 전문가 그룹, 따오기가 창녕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군민들이 없었다면 아마 오늘과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따오기가 창녕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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