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형식적이고 매년 반복하는 청렴 시책에서 벗어나 의령만의 유쾌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책으로 청렴 온도를 높이고자 '청렴 방송'을 기획했고 지난달 첫 방송을 했다. 청내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방송 청취자는 대략 400명이 넘는다.
우리들의 청렴방송 시즌 1은 오태완 군수를 시작으로 본청 내 16개 부서가 돌아가며 청렴방송을 진행했다. 시즌 2는 13개 읍면 마을 주민과 공무원 가족이 방송 DJ로 나선다.
이들은 담당부서인 기획예산담당관 직원들의 도움 없이 대본을 만들고 직접 녹음에 나선다. '우리들'이라는 방송 제목처럼 청렴에 관한 각자의 평소 생각을 재밌는 사례에 곁들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의령읍 소입마을 이장의 ‘영화 광해 속 청렴 이야기’와 칠곡면 가베목림 카페 사장의 매미에 빗댄 '청렴 오덕(五德)' 가르침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방송으로 유익함을 더했다.
공무원 가족이 출연하는 방송은 종일 화제를 모았다.
청내 스피커로 동료 공무원의 부모님·아내·자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묘한 긴장감과 함께 다들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했다.
대의면 강나현 주무관 어머니 공경옥 씨는 조선시대 3대 청백리 중 한 명인 유관 선생의 청렴한 삶을 긴장감 있게 소개해 듣는 이들로 하여금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유곡면 신승희 민원복지팀장의 김민결·김지안 형제는 피아노 멜로디에 맞춰 "청렴! 청렴! 무얼까? 정직하고 착한 마음 청렴이죠. 엄마! 아빠! 청렴하세요"라는 동요 개사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궁류면 김영규 주무관 아내 하영혜 씨는 손수 쓴 감동 편지로 남편의 청렴한 공직 생활을 응원했다. 하 씨는 "코로나 사태 때 당신이 참 힘들었잖아. 일 열심히 하는 만큼 군민이 인정해 주는 그런 날이 꼭 올 거라 믿어. 대나무처럼 항상 곧은 마음으로 청렴하고 떳떳한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게"라고 낭독했다.
의령군청 직원들은 처음에는 ‘의례적인 방송이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누구의 목소리인지 궁금해하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2분 남짓한 방송에 귀를 세운다.
차미경 기획예산담당관은 "높아만 보이는 청렴의 벽을 의령군민 모두가 합심해서 즐겁게 담을 넘고 있다"며 "청렴도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청렴에 대한 확고한 실천 의지를 날마다 새롭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령군은 오태완 군수와 간부 공무원이 부패 근절과 청렴 문화 확산을 솔선하여 모범을 보이는 '청렴 방위대'를 출범하고 전방위적으로 청렴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오태완 군수는 "공직자는 앞뒤가 같아야 한다.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기', 청렴하면 '인기인'이 되는 것"이라며 "군민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의령군은 변화의 청렴 바람을 더욱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경남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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