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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문은 언제쯤 열리나

이호섭 기자 | 기사입력 2022/04/07 [22:59]

경로당 문은 언제쯤 열리나

이호섭 기자 | 입력 : 2022/04/07 [22:59]

오늘도 경로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마을 이곳저곳을 서성이는 어른들은 일교차가 큰 쌀쌀한 날씨에 경로당 벽을 바람막이 삼아 뒤로하고, 낡은 의자에 줄지어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들을 구경하며 긴 하루를 보낸다.

 

매일 아침이면 마을 어르신들이 경로당으로 하나둘 모여 안부를 확인하던 풍경은 올해 2월 14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로당 운영이 중단된 이후 더 이상 보기 힘들다.

 

경로당에서 이웃과 실버놀이 등으로 여가를 즐기던 어르신들은 “아침 먹고 나면 내가 갈 곳이나 있나, 눈 뜨면 경로당에 가는 게 일상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오게 하니까...”라며 “텔레비전 보는 것도 종일 보고 있을 수 있나 마음이 답답하고 사람 구경하고 싶어서 추워도 밖에 나와서 구경해야 시간이 잘 간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언제쯤이면 문을 열어 같이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체조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숨과 함께 이제는 경로당 문을 열어 줄 것을 백두현 군수에게 여러 차례 건의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지난 2월 14일 '오미크론을 통한 집단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모든 경로당의 운영을 중단한다'는 보건복지부의 방침에 따라 우리 군도 경로당 329개소와 노인교실(노인대학) 3개소를 무기한 운영 중단조치를 내렸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의 확산과 연관성이 높은 경로당 내 모든 프로그램도 전면 중단됐을 뿐 아니라,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경로 식당 또한 비대면 대체식으로 운영하는 실정이다.

 

지역 복지관이나 경로당에서 교육사업을 수행하고자 비대면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용자 대부분이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고령층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노인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평생학습 기회와 건전한 여가선용의 장소로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던 경로당 문이 닫히고 폐쇄 기간이 길어지자 코로나19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른들의 정서적·정신적 건강이 더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어 낡은 벤치에 앉아 계신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어르신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데 연일 감염으로 인한 고령층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우리 군에서도 집단 감염이 생기기도 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다”며 “고성군에서 개방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고, 질병관리청과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4월 15일쯤 거리 두기 단계 등에 대해 의논이 있을 예정이라 하니 수시로 코로나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 조금 더 힘내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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